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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미국 헬스케어 산업을 붕괴시킬까? (CVS, 월그린)

한때 엄청난 먹성으로 황소개구리 잡기 운동이 전개되었을 만큼 피해가 확산됐었다. 최근 들어 미국에도 황소개구리가 출현했다. 바로 아마존(Amazon)이다.

아직 퇴치운동은 전개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에게 다양한 편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영향력의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처음엔 단순히 쇼핑몰인 줄로만 알았던 아마존, 어떤 업체들이 아마존의 먹잇감이 되었을까? 미국의 헬스케어 산업 내에서 드러그 스토어 업체들과 아마존이 어떤 경쟁을 벌이고 있는지 알아보자.

(출처: https://www.pymnts.com)

CVS는 미국 2위 드러그 스토어 업체이며, 자회사 CVS 헬스케어를 통해 PBM 사업을 영위 중인 시가총액 약 80조 원 수준의 회사이다 (시가총액 순 국내 2위인 SK하이닉스보다 1.5배 더 크다)

CVS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이해하기 쉽게 미국의 보험 구조부터 보면 공적보험과 사보험의 비중이 약 3:7인 시장이다. 그만큼 사보험 비중이 높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약의 유통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한국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약 값을 결정하는대 비해 미국은 시장원리에 의해 직접 약가를 통제하지 않고 제약사, 약국, 보험, 의약품급여관리회사(PBM), 소비자 등 과의 협상을 걸쳐 결정되게 된다.

PBM은 제약사와 처방 의약품의 최종 가격을 협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약사는 시장에서 경쟁 약품의 가격을 고려해 도매상이나 약국을 대상으로 판매할 가격을 결정한다. PBM은 중간 유통상 역할을 하는데 제약사에게 리베이트를 받고 구입해서 이를 보험 가입자나 보험회사 등에게 배분하면서 중간에서 유통마진을 챙기는 구조이다. CVS는 이 사업을 영위하는 미국 내 PBM 2위 업체인 CVS 헬스케어와 약국 체인을 같이 보유하고 있는 독특한 회사다. 


                         

(출처: 공식 홈페이지)

CVS가 최근 들어 아마존을 의식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아마존의 제약산업 진출은 이미 좀 묵혀진 떡밥이다. 이미 미국 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큰 손이 된 아마존은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의 온라인 판매 허가를 17년 10월 기준 미국의 12개 주로부터 받았다. 이에 대한 우려는 CVS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출처: StockCharts)

CVS의 17년 3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PBM 매출 외에 리테일 매출 (약국)은 하락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CVS 점포 수 백 개가 일시적으로 영업을 정리한 이유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 속도는 대폭 완화된 것이 사실이다.

PBM 사업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속되는 경쟁으로 인해서 영업이익률이 작년 대비 약 0.3% 포인트 가량 낮아진 3.4%를 기록했다.

CVS는 돌파구가 필요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대규모 M&A를 발표하게 되는데 바로 미국의 보험회사인 에트나(Aetna)의 인수다. 금액은 무려 690억 달러로 한화로 약 75조 원이다. 거의 자신의 시가총액만큼 금액을 지불하겠다는 것으로 상당히 큰 규모다. 에트나는 전통적인 의료보험 상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CVS는 약국과 진료소를 가지고 있다. 즉,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환자 입장에서는 원스톱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CVS가 생각하는 인수 이유다. 물론 이들의 논리에 함정이 있는데 에트나의 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CVS로 가야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환자 입장에선 불편함도 생기는 것이다.

CVS 외에 피해자는 또 있다. 바로 미국 내 1위 드러그 스토어 업체인 Walgreen(월그린)이다. 이 회사도 CVS와 시가총액은 약 80조 원으로 비슷하다. 다만 비즈니스모델이 다른데 CVS는 PBM 사업을 하고 있지만 월그린은 순수하게 드러그 스토어 만 운영한다. 17년 3분기 누적 매출 기준으로 약 $880억이니 CVS의 리테일 매출인 $585억보다 큼을 알 수 있다. 차트를 보면 CVS와 상황이 비슷함을 알 수 있다.


(출처: StockCharts)

월그린도 아마존과 경쟁하기 위해 몸집을 불리고 있는 모습은 CVS와 비슷하다. 17년 9월 월그린은 드러그 스토어 3위 업체인 라이트 에이드 (Rite Aid) 인수를 연방거래위원회 (FTC)로부터 승인받았다. 거래 금액은 약 5조 원 수준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확고한 1위 업체가 되었다.

또한, 중국 최대 의약품 유통 브랜드인 '궈다야오팜' 지분 40%를 인수하며 아시아 시장도 진출했다. 인수 금액은 약 4,500억 수준이다.

기존에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월그린이나 CVS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CVS의 CEO인 래리 멀로는 아마존이 파트너십을 제시할 경우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힐 정도다. Plan B를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아마존은 산업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의 제약 유통 구조는 국내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위 케이스들을 한국에 바로 적용시키기는 어렵다. 다만 국내에서도 GS리테일이 16년에 편의점 약국이란 새로운 포맷을 탄생시켰었다.

항상 변화는 일어난다. 그리고 그 변곡점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의 몫이고 이는 큰 기회를 동반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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