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신라젠으로부터 시작된 바이오 열풍이 여전하다.
이 와중에 코넥스 시가총액 1위를 툴젠과 다퉜던 엔지켐생명과학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 결정을 했다.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엔지켐생명과학은 EC-18이란 후보물질을 통해 호중구감소중 치료제 등 여러 적응증으로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EC-18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EC-18
엔지켐생명과학은 EC-18에 대한 물질특허가 아닌 대량생산에 대한 제법특허가 있다. EC-18은 1989년부터 아산병원 김상희 교수의 연구로부터 시작된 물질이다. 녹용성분중 약 면역활성화기능을 가진 PLAG물질을 찾았고, 이를 엔지켐생명과학이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출처: 엔지켐생명과학 홈페이지)
05년부터 개발을 시작하여 11년도에 제법 기술 완료하고 3건의 제법 특허를 출원했다. 제조 특허를 통해 EC-18의 제조원가를 큰 폭으로 낮췄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출처: 엔지켐생명과학 홈페이지)
EC-18의 적응증
(1) 호중구감소증치료제
앤지켐생명과학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는 16년 2월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을 종료하고 16년 7월 2상 시험에 대한 FDA IND 승인을 받고 16년 12월 글로벌 임상 2상에 돌입한 상태다.
설명 전에 호중구감소증부터 알아보자. 백혈구는 호중구, 호산구, 호염구 등으로 구성되는데 호중구의 비중이 50~70%다. 호중구는 면역을 담당하며 호중구가 적으면 몸의 면역기능이 약해진다. 호중구가 많으면 신체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적절히 유지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항암치료가 시작되면 골수 내 호중구 생성이 억제되고, 생성된 호중구가 손상조직 등으로 유출되면서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위험이 커진다. 이럴 경우 항암치료를 연기하거나 다른 약물을 투입해야 하므로 암 치료가 어려워진다.
일반적으로 호중구 숫자가 1,500이하면 호중구 감소증으로 보는데, 엔지켐생명과학의 실험에서 EC-18을 투여 받은 환자에게 호중구 감소증이 나타나는 비율이 30% 중반까지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출처: 엔지켐생명과학 홈페이지)
엔지켐생명과학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선 경쟁업체의 파이프라인이나 시장규모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현재 호중구 수를 늘리기 위해 사용되는 약물은 G-CSF (Granulocyte-colony stim ulating factor)이다.일반적으로 G-CSF는 항암치료 완료 후 24시간 내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역시 블록버스터가 존재하는데 암젠의 뉴포젠 (1세대)와 뉴라스타가 대표적이다. 최근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베터 등이 연달아 출시되고 있다. 산도스의 뉴포젠 바이오시밀러 '작시오'등이 예다.
투약 방법이 좀 고통스럽다. 뉴포젠은 하루에 한 번 주사를 맞아야 하고 2세대는 고분자 물질이라 20일치의 3배에 달하는 양을 한꺼번에 투약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를 고안한 게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통해 개발한 롤론티스(Rolontis)다. 한미약품이 최근 몇 년간 기술수출했던 파이프라인 대부분이 랩스커버리 플랫폼을 통한 것인데, 효과의 지속시간을 늘리는 것이 이 플랫폼의 핵심기술이다. 한미약품은 이미 롤론티스를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 했고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자, 그럼 엔지켐생명과학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는 무엇이 다를까?
가장 큰 차이는 주사제가 아니라 경구용 (입으로 먹는)이다. 그리고 두 번째 장점은 G-CSF는 위에도 적었지만 항암제 적용 후 24시간이 지나야 먹을 수 있는 반면에 E-18은 항암치료 전부터도 투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의 두 가지 장점만으로도 현재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에서 충분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2) 구강점막염
구강점막염은 17년 7월 글로벌 임상 시험 FDA IND 승인을 받고 2상 임상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FDA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줄임말이다)
항암제가 워낙 독하기 때문에 치료를 받는 도중 입안에 염증 또는 궤양이 발생하는 '구강점막염'이 많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식사가 불가능해져 영양 결핍 및 체력적 문제를 일으키고 입안 염증을 통해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구강점막염도 큰 항암 치료 방해 요소 중 하나다.
구강점막염 치료제는 호중구감소제와는 다르게 아직 치료 물질이 없다. 그래서 기존에는 항생제나 가글 정도의 처방이었는데 EC-18이 치료 및 예방에 효과가 있다.
(3) 급성방사선증후근 (ARS)
17년 말 공시가 있었다.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미국의 FDA로부터 급성방사선증후군(ARS) 치료 효과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는 공시다. 아직도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항암 치료중 하나가 방사능 치료다. 암의 확장을 막기 위해 방사능 치료를 하다 보면 방사선 노출에 때문에 호중구감소, 점막 손상, 폐렴 등의 부작용 등이 발생하는데 이 모든 후유증을 급성방사선증후군(ARS)로 정의한다.
EC-18은 호중구감소증치료제나 구강점막염 외에 ARS 증상 개선에도 효과가 있음을 동물모델을 통해 입증하였다.
희귀 질환 치료제는 치료제 심사과정 중 혜택을 많이 받는다. 시판 허가 후 7년간 독점으로 판매 가능하다든지, 임상 2상 후 조건부 판매도 가능해진다. 가장 큰 혜택이 임상 2상 후에도 일부 판매가 가능하단 점이고 임상 승인도 빠르다.
(4) 기타
이 외에도 EC-18은 류마티스 관절염과 패혈증 시장으로도 적응증 확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개발 우선순위에는 위의 3개의 적응증보다는 뒤로 밀리기 때문에 주요 파이프라인의 개발 현황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맺으며
각 바이오 업체들 마다 집중하는 분야가 다르다. 엔지켐생명과학의 EC-18은 플랫폼 기술은 아니지만,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높은 물질로 판단된다. 특히, First-in-class로 현재 출시된 제품 대비 특징이 뚜렷해 임상만 성공할 수 있다면 일정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
다만,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는 100% 확실한 것은 없다. 임상 중이라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아직 100%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파이프라인의 시장 규모가 크다는 것도 투자자 입장에서 기대감이 확대되는 요소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만큼 잠재적 경쟁자도 많은 법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게 육성할 수 있는 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우리나라가 바이오산업 강국으로 발전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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