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초 CES와 함께 IT산업의 트렌드를 볼 수 있는 MWC(mobile world congress)가 열립니다. 올해도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018에서 2,000여 개가 넘는 기업들이 참가해 개발 중인 기술들에 대해 시연하는 자리를 가졌는데 업체별로 어떤 기술을 선보였는지 정리해봤습니다.
삼성전자
(출처: 삼성전자)
애플은 전시회에 참여하지 않다 보니 삼성전자는 매년 열리는 MWC에서 주목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매체에서 많은 보도가 있었듯이 갤럭시 S9을 공개했는데 카메라에 초점을 많이 둔 것으로 보입니다. 초당 960만 개의 프레임을 촬영할 수 있는 초고속카메라 (슬로모션이 가능합니다)와 스마트폰 후면의 듀얼 픽셀 이미지센서가 적용된 1,200만 화소 카메라가 포함된 듀얼 카메라 탑재, 흔들림 보정, F1.5/2.4 가변조리개 등이 주요 스펙이 되겠습니다.
듀얼 픽셀 이미지센서: 피사체의 상을 담는 이미지 픽셀과 초점을 맞추는 위상차 픽셀을 함께 사용해 정확한 오토포커싱 기능 구현이 가능한 센서
이 외에도 삼성전자가 인수한 오디오 브랜드인 하만의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되었고, 한 번의 촬영으로 이용자와 닮은 아바타를 생성하는 'AR 이모지’ 기능을 탑재함으로써 트랜드 중 하나인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기술도 포함을 시켰습니다.
AR (증강현실):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
LG전자
LG전자는 연초 발표를 통해 'G'시리즈를 더 출시하지 않기로 하며 스마트폰 전략에 변화가 있음을 내비쳤었습니다. 이번 MWC 2018에서는 V30S 플러스 씽큐를 전시했는데요 6GB 램과 256GB 내장메모리를 갖춘 갤럭시 S9과 같은 스펙이고, 스마트폰의 CPU라고 할 수 있는 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가 장착되며 갤럭시S9의 845보다는 한 단계 낮은 모델이 장착되어있네요.
관련 글: MWC 2018과 스마트폰 산업 시사점
LG전자는 인공지능 플랫폼인 씽큐를 가전과 스마트폰 등에 적용하면서 IoT에 대한 전략을 펼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카메라에 AI 기능을 접목해 피사체가 사람인지, 음식인지 등을 자동으로 파악한 후 피사체에 가장 적합한 촬영 모드로 제안해주는 기능을 선보여 시선을 끌었습니다. 다만, 카메라 기능 이외에는 딱히 트렌드를 이끌만한 혁신은 찾아내기 어려웠습니다.
소니
소니가 내놓은 스마트폰 신제품 엑스페리아 XZ2도 전 모델인 XZ1대비해서 큰 변화는 찾기 어렵고,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카메라 성능이 일부 강화된 것만 눈에 띄네요. 카메라의 스펙으로만 봤을 때는 1900만화소 카메라에 빠른 포커스가 지원되고, 슬로 모션 해상도도 삼성전자의 HD화소보다 높은 'Full'HD입니다. 소니가 아무래도 이미지센서에서는 글로벌 1위 업체이기 때문에 카메라 기능 측면에서는 다른 스마트폰 업체대비 조금 앞서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XZ1에서도 지원했던 AR 기능인 '3D 크리에이터'를 지원합니다. 삼성전자의 AR 이모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화웨이
통신장비 사업에서 이미 글로벌 강자가 되어버린 중국의 화웨이는 이번에도 스마트폰보다는 5G장비와 솔루션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이번, 리차드 위 소비자사업부 CEO가 발표한 세계 최초의 5G 표준을 지원하는 칩셋인 '발롱5G01'는 방문객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5G는 조만간 상용화 될 통신 기술로 현재 사용되는 4G대비해 20배 이상 빠른 속도를 보여주는 네트워크입니다.
하반기에 5G 칩셋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해 현재 통신용 칩의 강자인 퀄컴도 신경이 쓰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ZTE: 유일하게 '플렉서블' 스마트폰을 선보인 업체
앞으로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적 큰 변화라고 한다면 휘고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인 '플렉서블' 스마트폰일 것입니다.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년 말에 스마트폰 겉에 사용되는 필름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코오롱인더와 SKC주가가 한 번 슈팅했었죠. 이번 하반기에 초도 양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본격적인 양산에는 시간이 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중국 업체 ZTE가 이번 MWC 2018에서 선보인 플렉서블은 우리가 생각하던 완전한 짜임새의 모델은 아니고 중간에 경첩을 사용해 접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합쳐놓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크게 의미를 둘 수는 없는 모델이지만, 시장의 관심이 플렉서블에 꽂혀있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MWC에서는 전통적으로 스마트폰을 소개하는 전시가 많았으나, 이번 MWC2018에서는 IT 산업의 트렌드를 반영하듯 자율주행차, 5G, AR기술 등 글로벌 IT 업체들의 기술 시연이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 스마트폰 보다 오히려 더 많은 주목을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구글부터 같이 살펴보시죠.
구글
구글은 샤오미 등과 협력해 50달러이하의 저렴한 가격에 구글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도록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구글이 개발한 초경량 모바일 운영체제 오레오 고에 대한 보급과 이번 MWC 2018에 선보인 AR 플렛폼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은 이번 MWC2018에서 AR 개발자 플랫폼인 'AR코어'을 선보였습니다. 개발자들은 구글의 AR코어를 활용해 AR앱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개발자들이 구글의 AR 플랫폼을 통해 APP을 만들어 낸다면, 구글이 AR 기술에서도 선도적인 플랫폼 사업자의 위치를 가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태동할 때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과는 다르게 개발과 관련된 소스를 공개했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플랫폼' 사업을 잘 했던 사업자로서 전략적인 날카로움이 느껴집니다.
이 외에도 무엇이든 비춰주기만 하면 알려주는 '구글렌즈'와 인공지능인 '구글어시스턴트'를 강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앞으로 구글이 스마트폰 등의 디바이스와 결합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끝맺으며
스티브 잡스가 들고 있던 아이폰3를 보면서 놀랐던 것이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이미 애플은 아이폰의 10번째 모델을 작년에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이미 90%를 넘어 모든 사람의 필수품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2017년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역성장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혁신이 없이 일부 기능의 업그레이드 정도로는 이미 눈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마음을 뺏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MWC 2018에서 발표된 다수의 스마트폰 모델은 생각보다 큰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고, 오히려 AR기술이나 5G, 자율주행차 기술이 더 주목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IT 트렌드를 이끌어나갈 기술의 트렌드가 스마트폰에서 차세대 기술인 AR 등으로 바뀌었다는 암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IT 하드웨어 사업에서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 중요성이 더욱 확대 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여전히 약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업체들이 경쟁이 치열해지는 IT 산업내에서 어떤 포지션을 구축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며, 우리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는 기업들이 많이 탄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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