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은 '웅진코웨이'의 매각 열기로 매우 뜨거웠던 시기였습니다.
현재 코웨이의 주인인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SK네트웍스, 중국 가전업체, GS, 롯데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기업과 PEF가 웅진코웨이의 주인이 되기 위해 가격 탐색전이 치열했기 때문입니다. 두 달이 흐른 2012년 8월 MBK파트너스는 웅진코웨이의 약 30.9%의 지분을 1.09조에 인수하면서 치열했던 매각전이 막을 내렸습니다.
사모펀드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이런 수익성을 바탕으로 높은 배당을 받아 3~5년, 길게는 그 이상 기업을 운영하며 투자금 이상을 회수해 수익을 창출하는 펀드입니다.
국내 유명한 사모펀드답게 MBK파트너스도 '코웨이' (MBK가 인수 후에 사명을 '웅진코웨이'에서 '코웨이'로 변경됐습니다)로 변경하고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기존 극동건설과 웅진에너지 등 부실사업으로 인해 그룹의 현금 창고 노릇을 했던지라, MBK가 인수 후에 주가는 급하게 오르며 기대감을 물씬 드러냈고, MBK의 인수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위의 코웨이 주가 차트에서 보시다시피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2012년 8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약 3배가량 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 였습니다. 2014년 이후 코웨이의 주가는 옆으로 쭉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주가는 실적의 함수입니다. 즉, 코웨이의 실적이 정체되었기 때문에 주가가 더 오르지 못했습니다.
(1) 2018년 회사 전망치는 코웨이 공시에 따라 표기했습니다.
(2) 12년 8월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후의 코웨이의 영업이익률을 보시면 참 멋지게 올라간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노란 음영 표시 부분입니다) 2013년 영업이익률은 무려 16%로 전년 대비 5%포인트가량 상승했고, 2015년까지 영업이익률은 20%까지 올랐습니다. 영업이익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매출의 성장률이 하락해도 이익을 더 많은 이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경영 효율성을 나타냅니다.
(3) 사모펀드는 짧게는 2, 3년에서 길게는 5년 이상 단기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이는즉슨, 회사의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는 단기적인 안목으로 구조조정에 더 힘을 쓰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들도 상존합니다.
위의 표를 보시게 되면 2013년부터 매출액 성장률은 한 자릿수입니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 가능한데, 내수 렌탈 시장의 성장률이 줄어들었거나, 렌탈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성장률이 둔화한 것으로 볼수도 있습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렌탈시장 성장률이 정말 최근 몇 년 동안 한 자릿수 성장에 머물렀을까요? 렌탈 시장은 기존 정수기에서 청정기, 비데, 메트리스 등으로 상품의 카테고리가 넓어졌지만,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수기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2016년 환경부가 발표한 환경백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정수기의 판매업체 수는 지속해서 증가해왔고, 판매 대수는 2011년 들어서 정체국면을 보이다가 2015년 업체 간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판매금액이 증가한 대신 대당 판매금액은 하락했습니다.
2016, 2017년 자료는 아직 없지만, 렌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들의 실적을 보면 (쿠쿠홈시스, SK매직 등) 렌탈 계정 수가 지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2010년 정수기 시장의 약 50%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코웨이는 17년 들어 30% 후반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만큼 렌탈시장의 경쟁은 치열한 상황입니다.
신생 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초기에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면서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낮은 가격으로 경쟁자가 진입하는 상황에서 코웨이는 마케팅비용을 크게 늘리며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코웨이는 사모펀드가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즉, 언젠가는 회사를 매각하고 EXIT해야 하므로 수익성이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무리한 마케팅 비용을 통해 출혈경쟁을 하는 것 보다는 가지고 있던 회원을 지키는 것이 이익률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또한, 2월 12일 코웨이 발표된 17년 4분기 실적이 이를 입증했습니다. 실적은 시장의 추정치를 밑돌았고, 해약률은 역대 최저 수준인 0.86%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올해 실적 전망을 매출 2.47조, 영업이익 5,150억으로 17년대비 약 2%가량 하락한 매출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주가도 장 초반에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무리 사모펀드라고 하더라도 기업이 이익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사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코웨이 실적을 보면 아시겠지만, 영업이익률 20%가 최대치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등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렌탈 사업이란 것이 한 나라의 문화를 대변하기 때문에 자리잡기에 위해선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 그럼, 종합해서 생각해보시죠.
이미 내수시장의 성장성은 낮아졌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추가로 영업이익률을 개선하기도 어렵다면은, 현재 코웨이의 주인인 MBK파트너스는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코웨이의 시가총액은 6조원이 넘고, MBK 파터너스는 약 30%의 코웨이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분 가치만 약 2조원 내외가 됩니다. 12년 1조원 가량에 매수했기 때문에 5년 수익률이 100%입니다. 이는 연평균수익률로 따지면 15% 수준입니다. 수익이 이미 발생했고, 사모펀드의 특성상 언젠가는 EXIT를 감행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2018년 1월 2일 이벤트가 하나 발생합니다.
코웨이를 매각했던 그 웅진이 국내 정수리 렌탈사업 재진출을 다시 표명한 것입니다. 웅진은 2012년 웅진코웨이를 MBK에 매각할 때 5년간 정수기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겸업 금지 조항을 MBK 측과 체결했습니다. 근데 이 겸업조항이 올해 1월 만료되었습니다.
웅진은 우리나라의 렌탈사업 모델을 도입한 기업입니다.
1999년 윤석금 회장이 코디 서비스와 함께 한국식 렌탈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국내 부동의 1위 기업을 성장시켰습니다. 윤석금 회장 입장에서는 다시 렌탈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웅진은 현재 두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렌탈시장에 진출하거나 '코웨이'를 다시 인수하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웅진의 주력 계열사는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입니다.
웅진에너지는 차입금이 좀 있기 때문에 자금 동원은 쉽지 않아 보이나 웅진씽크빅은 꾸준한 이익과 함께 순차입금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 일부 자금의 동원은 가능해보입니다.
웅진그룹 전반적으로 봤을 때 계열사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충원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프리미엄을 고려한다고 해도 2,000억 이상 동원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럼 당연히 FI(재무적투자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내수 성장성이 하락한 상황에서 웅진이 어떤 뛰어난 전략으로 타개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아직은 소문만 무성할 뿐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다만,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MBK입장에서도 위의 상황들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합니다.
PS. 모두 제 개인의 의견이며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투자에 대한 손실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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