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글로벌 1위의 전기차 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콩고민주공화국의 조세프 카빌라 대통령에게 잘 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콩고는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테슬라는 2019년까지 약 50만대 수준의 전기차를 양산하기 위해 계획 중인데요,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10~15%가량의 코발트가 필요합니다. 또한, 최근에 2차전지에 코발트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어 코발트의 가격이 치솟고 있어 코발트의 확보도 중요해졌습니다.
코발트 가격은 최근 1년간 가격이 약 3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왜 이렇게 코발트 가격이 무섭게 올랐을까요?
코발트를 사용하는 삼원계 배터리의 수요가 폭등했기 때문입니다. 2차전지로 사용 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크게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됩니다. 이중 코발트가 사용되는 양극재가 배터리 원가의 약 35%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소재입니다.
리튬이온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됩니다. 양극에 있던 리튬이온이 분리막을 거쳐 음극으로 가면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내고, 다시 음극에 있던 이온이 산화-환원 반응으로 다시 양극으로 가면서 충전되는 원리입니다. 양극재가 중요한 이유는 리튬이온을 저장하고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양극재의 원료로 코발트가 사용되는 이유는 저장밀도를 향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자동차의 배터리는 니켈, 망간, 코발트가 섞인 NCM 삼원계 배터리가 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리튬과 인산, 철을 사용한 LFP배터리를 많이 사용됐지만,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높여야 하므로, 니켈과 망간, 코발트를 섞은 NCM 배터리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점이 많은 NCM 배터리의 사용량이 최근 1~2년간 급증하면서 코발트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콩고가 자국의 광업법을 기습적으로 개정하면서 콩고 내 광산에서 코발트를 생산하고 있는 광산업체인 글렌코어 등이 부담해야 하는 세금을 2배 이상 징수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당연히 광산생산권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은 세금의 인상분을 코발트 가격에 전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코발트 가격은 수요의 증가와 함께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배터리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물 가격의 인상분을 모두 배터리 가격으로 전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당분간 코발트 가격 상승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메이저 업체 중 하나인 LG화학은 원재료 가격을 판매가와 연동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지만, 배터리 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일부 수익성 악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삼성SDI나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우리나라 주요 배터리 생산업체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아직 NCM보다 뛰어난 양극재의 개발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배터리 업체들은 기존 NCM 622에서 NCM 811양극재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NCM622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의 비중이 6:2:2의 비율로 포함됐음을 뜻하고, 811은 8:1:1의 비율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코발트가 적게 필요합니다.
국내에서 NCM811 배터리 장착한 최초의 전기차인 기아차의 니로EV가 4월에 출시 예정입니다. NCM811은 SK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가 함께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LG화학도 준비 중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코발트가 필요한 비중을 줄였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약 2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연간 코발트 생산량의 50%에 달하는 약 5.8만톤의 코발트가 필요합니다. 17년 기준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약 9,000만대 수준인데요, 현재 코발트 생산량으로는 아무리 많이 생산해봐야 연간 500만대 수준의 전기차밖에 생산을 못 하는 것입니다. 즉, 전기차는 아무리 많이 생산되어봐야 전 세계 차량 판매량의 5.5%밖에 대체를 못하게 됩니다.
즉, 코발트가 사용되고 있는 양극재로는 전기차의 대중화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영장류인 호모사피엔스 아닙니까? 아마도 새로운 기술로 대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어떤 새로운 기술들이 논의되고 있을까요?
미국 광물회사인 AMI(American Manganese Inc)는 전기차에서 회수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코발트, 망간을 100% 재활용할 수 있는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즉, 사용을 다 한 코발트를 회수해 재사용하자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한 코발트를 채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 자동차가 각각 4:4:2 비중으로 설립한 얼라이언스 펀드가 최근에 투자한 미국의 아이오닉 머티리얼스는 코발트 성분이 없는 고형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앞으로의 연구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전해질을 고체로 만든 배터리를 뜻합니다. 안전성과 충전속도에서 기존 배터리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도요타자동차가 2022년에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도 리튬코발트산화물을 양극재로 택할 가능성이 높아 코발트의 사용량이 줄어드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코발트 가격으로 인해 앞으로는 NCM과 NCA 양극재의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두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는 에코프로와 엘앤에프에 대해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한, 중국 업체들도 설비투자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경쟁상황과 코발트 가격의 상승이 제품 가격으로 전가 될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PS. 투자 권유글이 아닌 공부하자는 취지의 글입니다. 금전적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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