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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그룹의 동부대우전자 인수에 따른 영향 분석

대유그룹이 동부대우전자의 지분 84.8%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대유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왜 인수했고, 인수구조와 시너지 발생 여부에 대해 고민해봤습니다.

[인수배경]

대유그룹은 알루미늄 휠 등을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회사였습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의 자동차 부품 사업은 굉장히 터프합니다. 이에 대유그룹은 비즈니스모델 확장을 위해 2014년 위니아만도를 인수합니다. 지금은 이 회사는 대유위니아로 사명을 변경하고 김치냉장고 브랜드인 '딤채'를 위주로 성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주력이던 김치냉장고외의 다른 가전 가전 카테고리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브랜드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삼성, LG 등 선두업체들이 프리미엄 가전 전략을 통해 10%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지만, 대유 위니아는 김치냉장고 사업 외엔 적자 상태로 보입니다. 대유위니아는 인수 전인 2013년에 매출 4,127억, 영업이익 168억의 성과를 냈지만, 17년말 기준 매출 5,026억, 영업이익 113억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었습니다.

대유그룹 입장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중요했고, 때마침 매출 규모가 약 1.5조가량 되는 대어인 동부대우전자가 매물로 나오자 매수를 결정했다고 생각합니다.

동부대우전자의 전신은 1974년 설립된 동부대우입니다.
대우그룹이 건재하던 시기에 동부대우는 정말 잘 나가는 가전회사였습니다. 90년대에는 지금의 삼성이나 LG의 지위와 비슷했죠. 하지만, IMF위기로 인해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사업이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2002년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사명이 바뀐 후 사업을 하나둘씩 매각하면서 버티다가 2013년 현재 DB그룹 (동부에서 사명이 바뀌었습니다)에 약 2,750억에 인수되며 동부대우전자로 새출발했습니다.

조금 안타까운 것은 당시 인수에 참여했던 재무적 투자자 (FI)들이 동부대우의 순자산이 1,800억 이하이면 회사를 매각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는데, 16년말 지속된 적자로 인해서 순자산이 1,600억 이하로 하락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입니다.

[동부대우전자 간단 분석 및 대유와의 시너지]

동부대우전자가 어떤 회사인지 실적을 같이 한 번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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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매출 약 1.77조에서 매년 역성장해왔습니다.
이유를 자세히 알기는 어렵지만, 매출총이익률이 올라간 것을 봐선 일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면서 매출이 하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데도 영업이익률은 계속 악화되었는데 판매관리비 내역을 보니 판매촉진비가 올라갔네요. 제품의 판매량이 줄어들다 보니 마케팅비용을 조금 더 쓴 것으로 해석됩니다. (물론 이건 제 의견이고, 실제 내용은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영업외수익과 비용을 보면 앞으로 대유 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이끌어 감에 있어서 실적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암시하는데요, 외환손익이 크게 잡히는 이유는 아마도 유형자산, 즉 공장 등이 해외에 있고, 외화부채 등이 있기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연말 기준 환율에 따라서 환차손이나 환산 익을 잡거든요.

동부대우전자의 순차입금은 많지는 않습니다.
제가 대략 계산해보니 16년말 기준으로 순차입금이 1,700억 정도 되는군요. 즉, 대유 그룹이 1,200억에 인수했다면, 총 3,000억 가량의 회사 가치를 본 셈입니다. 17년 매출을 1.5조로 가정하면 PSR 5배 수준이자 PBR로는 1.8배 수준이군요. 뭐 숫자만 봐서는 그렇게 저렴해 보이지는 않는 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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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보니 DB (전 (주) 동부)가 보유한 보통주 220만주와 우선주 45.8만주를 포함한 266.7만주를 140.26억에 매각한다는 공시가 있었습니다. (위 그림입니다)

우선주가 보통주와 1:1로 전환된다는 가정하에 매각가는 주당 5,528원으로 계산됩니다. 이를 통해 대략적인 매각가격 추정이 가능해 보이는데요, 동부대우전자의 16년 말 기준 주식 수는 보통주 약 1,693만주와 전환우선주 약 1,914만주를 합한 3,608만주입니다. 대유그룹이 84.8%를 인수하게 되기 때문에 약 3,060만주를 인수해야 하고요, 주당 5,528원과 곱해서 계산해보면 인수금액은 약 1,608억입니다. 그럼 제가 위에 계산한 벨류에이션 보다 조금 더 비싸게 인수한것으로 생각합니다.

대유그룹이 인수한 이유는 분명해 보입니다.
대유그룹 자체의 가전 라인업을 확대할 수 있고, 동부대우전자의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해 수출을 크게 늘릴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 손익 구조를 봤을 때는 인수한 후에 일부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인수구조]

사실 이 부분이 제일 흥미롭습니다.
신문 기사 상에서는 인수 주체는 대유그룹의 지주사인 대유홀딩스이고, 인수 자금은 계열사인 스마트저축은행을 매각하고 일부 자금은 재무적 투자자를 통해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유그룹의 지배구조를 한 번 확인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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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그룹의 지분 구조도를 아주 간단히 그려보았습니다.
스마트저축은행을 인수에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스마트저축은행의 지분을 대유홀딩스가 아닌 대유에이텍과 대유플러스가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유홀딩스는 현금이 없고, 차입금만 300억 남짓 있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보여,스마트저축은행을 매각한 자금으로 인수할 경우 인수주체는 대유에이텍과 대유플러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스마트저축은행은 광주에 있는 저축은행으로 영업상황이 괜찮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2017년 감사보고서가 공시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을 알 수는 없으나, 대유에이텍의 3분기 분기 보고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스마트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33억가량됩니다. 15, 16년 감사보고서를 스마트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이 1년의 기간 동안 약 1,700억가량 증가 했습니다. 유입된 자금을 바탕으로 일반자금 대출을 늘려 이자수익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16년말 순이익은 188억을 기록했습니다.

만약 대유에이텍과 대유플러스가 인수해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면, 대유위니아, 위니아대유와의 3자합병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두 회사를 한 그룹 안에 분리해 놓는 것은 경영 효율 측면에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합병 전에 동부대우전자의 구조조정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입니다.

주가 측면에서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인수초기에는 중견그룹인 대유그룹이 약 1.5조원 이상의 매출을 하는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함에 따른 기대감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로 대유 그룹내에서 상장된 회사인 대유에이텍, 대유플러스, 위니아대유 입니다.

다만, 장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동부대우전자의 수익구조 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대유위니아와 어떻게 사업 시너지를 낼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또한, 3자 합병이 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합병방식도 눈여겨 봐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M&A가 부작용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매출이 큰 업체를 인수한 만큼 앞으로 대유그룹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PS.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닌 공부하자는 글입니다. 손실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