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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GM 실적으로 알아본 한국GM의 철수 가능성 및 영향

한국GM이 산업은행에 대규모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지원이 없으면 철수까지 고려하겠다는 심산입니다.

한국 GM의 철수 가능성을 17년 4분기 GM 실적을 통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실적 관련]

(출처: GM실적발표 자료)

17년 4분기 매출액 377억달러 (y-y -14%), 영업이익 30.9억달러 (y-y +29%)
-> 세단 위주 라인업으로 북미지역에서 판매 부진에 따른 매출 하락
-> 재고 조정 및 비용통제로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 대폭 상회

사실 이 부분이 가장 두렵습니다. 올해도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한국도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입니다.

-> 세금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당기순손실 51.6억달러 기록 (4분기 미국 세법 개정으로 인한 비용 약 73억달러 발생)

[실적 관련 기타사항]

  • 향후 지속적인 사업 구조개선 및 비용 효율화를 통해 2018년 65억달러의 비용 절감 목표 중

현재 GM의 CEO는 메리 바라 (Mary Bara)입니다. 18세에 GM의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2014년 GM의 CEO가 되었습니다. 바라 CEO는 취임 후 유럽, 인도 등 GM에 대한 구조조정을 끊임없이 진행해왔고, 앞으로도 비용 효율화 작업이 지속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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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23년까지 전기차를 최소 20종 이상 출시할 계획 보유

GM은 21년까지 기존 전기차보다 약 30% 저렴한 가격의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겠다고 공략을 펼쳤습니다. 또한, 23년까지는 전기차 및 수소연료 전기차 등 무공해 차량을 최소 20가지를 내놓겠다고 제시했는데 이것도 바라 CEO의 작품입니다.

  •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통한 로보택시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단순 제조 기업에서 서비스 사업으로의 비즈니스모델 변화 추진 중

이미 GM은 2010년에 하이브리드(PHEV)인 볼트를 선보였고, 17년 초 완전한 전기차인 볼트 EV를 현재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GM의 구조조정 역사]

  • 17년 MS가 1% 미만이었던 인도시장 및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

  • 호주 자동차생산 공장도 폐쇄하고 철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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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글로벌오토뉴스, 호주 공장의 Last car)

  • 유럽 사업을 담당했던 자회사인 독일의 오펠과 영국 복스홀 공장을 비롯해 유럽 자동차 사업부를 22억유로에 PSA(푸조시트로엥)그룹에 매각한다고 밝히면서 유럽시장에서도 철수.
    -> PSA는 오펠 인수 후 회생계획을 발표하면서 오펠의 유럽 내 공장 가동률을 100%까지 올리기 위해서 기존 한국지엠으로부터 수입하던 물량을 유럽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기로 함

한국GM은 창원공장에서 '칼' (스파크의 유럽명), 모카(트렉스)를 생산해 오펠을 통해 유럽 수출 중이며 규모는 약 14만대 (한국GM의 수출 물량 42만대의 33%에 해당) 수준 입니다. 이 수출 물량이 사라질 것으로 보여 한국GM공장의 가동률 저하는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 외에도 부평의 엔진공장에서 생산돼 오펠 등으로 수출하던 물량도 오펠이 자체 생산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가동률이 하락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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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otorgraph, 오펠 공장)

[한국GM 현황]

  • 17년 한국GM의 판매량은 약 52만대로 6,000억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14년부터 약 2.5조원의 손실을 보다보니 한국GM 철수 가능성 확대.

    주력판매 모델인 말리부 및 경차 스파크나 캡티브 올란도 등도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 군산공장은 가동률 20~30%에 불과한 상황이고 4월 중순까지 생산가동조절의 이유로 가동 중단.

  • 17년 산업은행이 보유한 GM의 지분매각에 대한 거부권 효력 만료

    지난 2002년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를 GM의 매각할 당시 향후 15년간 GM이 보유한 지분을 팔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거부권 협약을 맺었는데요 이게 17년 10월부로 만료되었습니다. 즉, 한국GM의 한국시장 EXIT이 가능하게 된 셈입니다.

  • 강성노조 문제
    -> GM은 여러 번 국내 강성노조에 대한 문제 제기했었음.
    -> 2018년 단체 교섭 시작

    한국GM은 고비용구조를 절감하는 사측의 계획에 동의하면 GM본사를 설득해 국내 생산 신차 배정방안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참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나 지자체 입장에서도 워낙에 관련된 일자리가 많다보니 포기하기도 어렵지만, 지원해준다고 하더라도 전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정상화 된다는 보장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시사점]

  • 한국GM의 생산량 감소로 자동차 부품의 수요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해당 업체에 공급되는 자동차 부품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부품은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다른 매출처를 찾는것이 단기에는 어렵습니다. 즉, 기존 한국GM에 공급하던 자동차 부품을 다른 업체에 공급하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비상장 업체들이라 우리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GM의 1차 협력업체인 이원솔루텍은 기업회생 신청을 했고, 여러 업체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냉연 강판 판매 감소

    자동차에 사용되는 강판인 냉연강판은 PSOCO, 동부제철, 중국의 바오산이 공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냉연가격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다른 완성차의 수혜?

17년 기준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약 178만대 수준이었고, 이중 한국GM은 약 13.2만대를 판매하며 약 7.4%의 시장점유율을 보였습니다
한국GM이 철수하고 기존 업체들이 점유율을 나눠 갖게 된다고 해도 완성차 업체들에 긍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끝맺으며]

산업이나 기업적 분석을 떠나서 안타까운 이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조금 과장될 수도 있지만, 매체에서는 한국GM과 관련 있는 분들이 약 30만 명이라고 합니다. 물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결론을 단정 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지만, 만약 철수로 결정이 난다면 또 한국에 추운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사태가 원만히 잘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PS. 모두 제 개인의 의견이며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투자에 대한 손실은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