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회사 아람코의 예상되는 시가총액은 2,000조 내외로 전망
- 아람코의 상장 배경 및 향후 투자 계획
- 아람코가 상장될 경우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정리 (유가, 유동성)
들어가며
지구상 가장 큰 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가 주식시장 상장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람코의 재무제표는 아직 공개되고 있지 않아 추측이 어렵지만, 시장에서 가치는 대략 2,000조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람코가 어떤 사업을 하고 있고, 주식시장에 상장 되었을 때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같이 알아보시죠.
아람코는 어떤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을까?
아람코는 1933년 사우디 정부와 미국의 스탠더드오일이 공동 설립한 회사가 전신이며, 1980년 사우디 정부가 미국 측 지분을 전략 인수해 국영화했습니다. 아람코가 보유한 유전들의 원유 매장량은 16년 말 기준 약 2,600억 배럴이고, 글로벌 유수의 석유회사인 엑손모빌, 로열더치셀, 셰브론, BP는 각각 400~500억 배럴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아람코가 얼마나 많은 석유 매장량을 가졌는지 짐작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람코의 비즈니스 모델은 간단합니다.
원유(Crude Oil)의 생산 및 판매, 정제(우리나라 정유사들이 하는 사업), 화학제품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에 원유 생산시설을 통해 생산된 원유를 전 세계로 수출 판매하고 있고, 사우디와 미국, 한국 등에 정제시설을 통해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나 등유 등을 판매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람코의 16년 Annual Report에 원유 생산량은 하루에 약 1,050만 배럴로 밝히고 있습니다. 유가를 배럴당 60불로 가정했을 때 일매출은 약 6.3억불이고, 이를 연간으로 계산해 보면 원유만 판매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약 2,300억불입니다. (약 250조원). 원유 판매 외에 가스 판매와 기타 화학 및 정제 매출을 합하면 대략 매출은 300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람코의 생산 비용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또한, 마케팅이나 인건비 등 비용이 낮을 것으로 보여 순이익률이 50%내외 가 될 것으로 여러 기관이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럼 매출 300조원에 순이익 약 150조원의 회사인데, 글로벌 원유 생산량의 약 10%를 담당하고 있고, 앞으로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을 활용해 다른 사업 영역으로의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여 이런 부수적인 가치까지 감안했을 때 PER 12배 이상은 충분히 부여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간 순이익이 150조원이고 PER 12배를 적용하면 1,800조원의 시가총액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또한, 원유 매장량에 대한 가치가 벨류에이션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까지 고려된다면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2조 달러 이상의 가치를 받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람코의 정확한 재무제표가 공개되지 않고 있으므로, 매출이나 이익 추정치는 모두 가정치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펀드인 PIF가 발표한 종합운영계획에서 2020년까지 추가로 자산을 1,700억불 (약 190조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아람코의 IPO 및 펀드 운용 수익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아람코 상장을 통해 최소 100조원 이상 조달 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 기준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2,000조원입니다. 즉 아람코의 시가총액이 우리나라에 상장된 모든 주식의 시가총액 합과 비슷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나마 아람코의 시가총액이 1,800조원으로 계산할 때 가정이 유가 60불 수준입니다. 만약 유가가 100불대로 회귀한다면 아람코 회사의 가치는 2,500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왜 사우디가 유가를 높게 유지하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람코는 왜 상장을 결정했나?
아람코의 상장은 Mr. Everything이라 불리는 모함마드 빈 살만(85년생입니다) 왕세자의 영향이 컸습니다.
그는 15년 1월 사우디 국방장관으로 임명된 후 이란이 조정하는 예멘 시아파 반군을 몰아내기 위해 예멘 공습을 감행하고, 다른 한편으로 시리아 내전에서 이란과 레바논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을 타파하기 위해 반군 지원을 결정합니다. 또한, 사우디와 UAE, 바레인, 이집트 등 수니파 4개국은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카타르와 단교 결정도 내리는 등 매우 공격적이며 혈기왕성한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또한, 16년 5월 사우디 석유장관을 약 20여 년간 해왔던 사람을 강제 해임하고 자신의 오른팔인 칼리드 알 팔리를 임명하면서 사우디의 경제와 석유에 대한 권한이 빈 살만 왕세자에게 넘어갔는데, 이때 아람코의 상장이 결정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취적인 그답게 아람코의 상장을 통해 유입된 자금을 국부펀드인 PIF로 이양하고, 이를 통해 약 560조원 규모의 ‘NEOM 신도시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입니다.
NEOM 신도시는 '스마트 시티'를 표방하는 사우디의 신도시 프로젝트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사우디 인프라투자가 발표된다면 우리나라 업체들도 일부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간 전기차나 환경문제로 인한 탈 화석연료 흐름이 글로벌에 만연한 것도 사우디가 아람코를 상장시켜 원유에 의존적인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생각됩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17년 6월 왕위 계승서열 1위가 되었고, 그 이후 유력 왕 후보인 다른 왕자들에 대한 숙청을 감행하면서 서열 1위 굳히기 작업을 진행 중이고, 아람코의 상장을 위해 회사의 기업형태를 변경하면서 국영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하였습니다.
사실상 상장을 위한 모든 내부적 절차는 마무리되었는데, 한 가지 결정이 안 된 것은 상장 지역입니다. 초기에는 사우디 주식시장인 타다울에 상장하기로 했었으나, 2015년에 외국인에 개방되어 아직 시스템이 미비하고, 아람코의 상장 시가총액이 기존 시장보다 크기 때문에 뉴욕, 홍콩, 런던 등을 두고 고민하는 상황입니다.
아람코의 주식시장 상장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까?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유가’입니다.
우리나라는 유가에 영향을 받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유가의 움직임이 많은 기업 주가에 영향을 줍니다.
사우디 아람코는 단일 업체로 최대 산유량을 보유한 회사고 OPEC등에도 입김을 불어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유가에 영향력이 실로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도 같이 보셨지만, 유가에 따른 아람코 기업가치의 변화는 몇백조에 이릅니다. 유가가 60불일 때는 약 1,800조원이던 기업가치가 (추정치입니다) 100불일떄는 2,500조 이상이 되기 때문에 유가를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면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즉, 사우디 정부 입장에서는 아람코 상장 전에 유가를 올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이 17년 11월 Mr.Everyting의 인터뷰 이후로 사우디가 매월 공개하는 OSP (Official Selling Price)가격의 상승이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OSP는 사우디가 다른 나라에 어떤 가격에 원유를 넘길지 결정하는 가격지표로 사우디가 직접 결정해 일방적인 통보를 합니다 (우리나라 SK가스 같은 회사는 OSP에 따라 실적이 결정될 정도로, 가격결정권은 사우디가 가지고 있습니다).
OSP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사우디 정부가 노골적으로 유가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며, 국제유가도 작년 말부터 지속 상승해 60불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아람코 상장 전까지는 이런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에 유가 플레이가 가능한 기업들을 미리 공부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유동성 이슈'입니다.
아직 아람코 지분의 몇 %를 상장시킬지 정확히 결정되진 않았습니다. 다만, 매체를 통해 살펴보면 약 5~10%가량을 상장시키거나 일부 투자자에게 매각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만약 투자자에게 매각하지 않고 상장된다면 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은 가능성이 작아지긴 했지만 사우디 증시와 같은 MSCI 신흥국 지수에 아람코가 편입된다면 MSCI신흥국 지수내에서 약 4~5%가량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신흥국지수에서 약 15%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증시의 비중이 약 0.2~0.3%내외 줄어들게 되는데, 신흥국지수의 추종 자금 규모가 약 1.5조~2조 달러이기 때문에 약 3~6조원 가량이 유출되는 효과가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시가총액 상위주식들의 하락이 불가피합니다.
MSCI선진국 시장으로 편입되더라도 일부 유동성이 아람코로 유입돼야하기 때문에, 이 또한 일부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합니다.
끝맺으며
아람코 상장은 국내 주식투자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미리 대비한다면 크게 걱정할만한 이슈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사우디가 국제 유가를 일정 가격 이상에서 유지 하고 싶어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유가의 움직임과 함께 유가 플레이가 가능한 정유, 건설, 조선 등의 기업도 공부해보시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람코의 상장 시점이 아직 정해지지 못했고, 19년으로 상장시기가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언제 상장을 하던, 유동성 측면에서는 부정적이기 때문에 주식투자자라면 꼭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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