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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주식 투자자/상장 예정 종목 분석

일본 면세점 업체 JTC (제이티씨) 상장 분석

4월을 목표로 일본의 사후면세점 기업인 JTC가 상장절차에 돌입했습니다.
2012년 SBI액시즈에 이어 6년 만에 처음으로 상장되는 일본기업인데요, 대주주는 한국 사람인 구철모 회장입니다. 이번 한국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여의도에 사무소를 개소하고 투자자들을 대응할 것 같습니다. 원래 일본시장과 한국 시장에 동시상장을 추진하려고 하다가 우리나라시장에만 상장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회사 홈페이지, JTC사옥)

지난 글에서 사드 여파로 인해 우리나라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일본의 화장품 기업이 상대적인 수혜를 보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드 여파가 지속된다면 JTC의 수혜는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JTC는 우리나라에 상장된 ‘사드' 수혜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후면세점이 어떤 사업인지, 실적과 벨류에이션 등을 정리해봤습니다!


JTC 사업의 내용


일본 전역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후면세점을 운영하는 업체로 1993년에 창립했습니다. 일본 관광의 핵심 거점에 매장을 두고 단체관광객들 위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사후면세점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간단하게 짚어보시죠.

면세점은 사전면세점과 사후면세점으로 나뉩니다. 사전면세점은 간판에 'DUTY FREE'라고 적혀있고 사후면세점은 'Tax Free'로 적혀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모든 물품에는 세금이 붙는데, 국산에서 생산된 제품은 '부가세'가 붙고 수입품이면 '부가세'와 '관세'가 붙습니다. 사전면세점은 관세와 부가세 등 모든 세금을 면제해주는 곳이고, 사후면세점은 부가세만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즉, 일반적으로 사전면세점이 사후면세점보다 가격이 저렴하죠. 또한, 사전면세점은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사후면세점은 신고만 하면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숫자가 훨씬 많습니다. 여기까지는 한국의 면세점 현황이고 일본의 면세점은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사후면세점이 발달하여있는데요, 일본은 관세율이 낮기 때문에 사후면세점과 사전면세점의 제품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면세품을 받을 수 있는 인도장이 제한적인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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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후면세점 점포 수가 작년 말 기준 약 4.2만개로 우리나라의 1.7만개 대비 2.5배가량 많은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사후면세점이 발달하여 있다는 점은 사후면세점 사업만 영위하고 있는 JTC에게 호재로 보일 수 있지만,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 영향은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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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JTC의 사업 구조입니다.
패키지로 해외여행 가보시면 한 두 번씩 겪는 것 중의 하나가 여행사에서 스케줄 중간중간에 약 20~30분가량 쇼핑하라고 예상치 못했던 (?) 쇼핑몰에 떨궈서 당황하셨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네 맞습니다. JTC도 개인 관광객 상대가 아닌 여행사들에게 영업 활동을 합니다. 이 부분을 고려해 봤을 때 겉으로는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판매하는 B2C 구조로 보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B2B 사업입니다. 즉, 다른 사후면세점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다면 우리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하락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관광산업 현황 정리


우선 표를 같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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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 뭘까요? 네 맞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했습니다.
단적으로 2014년 전체 방일 관광객 중 약 18%가량이 중국인이었지만, 2017년 약 25.6%로 증가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나라에 발생한 2015년의 메르스 사태 및 16년의 사드 이슈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누렸어야 할 혜택을 일본이 받으면서 관광객 수가 많이 증가했습니다. 물론, 한국의 부진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있습니다. 당연히 정부 입장에서 관광산업을 키우려고 했었을 것입니다. 아래 표를 같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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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사후면세점 숫자에서 일본 관광청의 의도가 드러납니다. 2015년부터 사후면세점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고, 방일관광객도 일본 관광청의 다양한 정책과 엔화 약세로 인해 많이 증가했습니다. 증권신고서에서 회사가 조사한 일본 관광정책 내용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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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이 계획되어 있기 때문에 20년 까지 방일관광객을 약 4,000만명 수준까지 늘리려고 준비중입니다. 또한, 2030년까지는 6천만명을 모셔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2017년 기준 방일관광객수는 약 2,869만명이니 2020년 까지 약 1,200만명을 추가로 끌고 오겠다는 얘기네요. 정부가 이렇게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일본 내 면세점 업체들에는 긍정적입니다.


JTC 실적 정리


JTC는 일본의 사후면세점인데도 불구하고 중국인 매출 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늘어난 중국인 방문객 수의 혜택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 추측되는데요, 최근 4년간 실적추이를 같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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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FY라 하면 Fiscal Year의 줄임말로 회계연도를 뜻한다고 보시면 되십니다. 즉, FY14는 2014 회계연도로 2014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의 실적입니다. 아래에서는 회계연도는 생략하겠습니다.
환율은 이해하기 쉽게 1엔 = 10원으로 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2015년 매출은 14년 대비 약 120% 상승한 6,600억가량의 매출을 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메르스 사태로 인한 일시적 요인이었습니다. 17년은 16년 대비 약 10%가량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근데 재미있는 점은, 방일 방문객 수는 15년부터 매년 20%씩 증가했는데, JTC의 매출은 20%까지 증가를 못 했다는데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사후면세점 수의 급격한 증가로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또 한 가지 주의 깊게 봐야 하는 것은 영업이익률입니다. 2015년 14%의 정점을 찍고 계속 16년 5%, 17년 6%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매출이 만약 하락하는 구간이었다면 고정비의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수 있지만, 매출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는 것은 비용이 증가했다는 것밖에는 설명이 힘들어 보입니다. 친절하게도 증권신고서에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원인을 밝혀주었네요. 바로 매출액 중 PB 매출액 비중의 하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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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는 'Private Brand'의 약자입니다. 즉, 회사가 자체적으로 만든 브랜드이죠. 이 비중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브랜드를 보유한 상품들의 비중이 늘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은 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위에서 보셨지만 2015년부터 사후면세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즉, 경쟁 강도가 강해지다 보니 PB제품을 판매해서는 모객이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회사는 PB제품을 더 차별화 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는데, 영업이익률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앞으로 실적의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장 개요


JTC가 어떻게 상장되는지 상장개요를 같이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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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C는 일본기업이기 때문에 DR을 한국시장에 발행하는 방법으로 우리나라 시장에 상장합니다.
이번 공모 대상이 되는 증권은 일본 내 원주를 근거로 한국의 예탁결제원에서 발행하는 증권예탁증권 (KDR)입니다. 사실상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고 보시면 되실 것 같습니다.

DR: Depositary Receipts, 아래부터는 DR을 편의상 '주'로 표기하겠습니다.

공모가격은 주당 6,200원~7,600원에 사이로 결정될 예정입니다. 이전 IPO 관련 글에서도 밝혔듯이,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수요가 많으면 높은 가격인 7,600원에, 수요가 없으면 6,200원에 결정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청약일은 3월 26~27일이네요.


벨류에이션


주관사인 삼성증권이 어떻게 JTC의 벨류에이션을 했는지 같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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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은 약 207억원으로 계산했습니다. JTC가 3월 결산 법인이기 때문에 18년 1월부터 18년 3월 실적이 아직 발표가 안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18년 순이익은 추정치로 계산해야 하고, 회사가 예상하는 2018년 순이익은 약 207억원 수준입니다. 증권의 총수가 약 3,526만주기 때문에 만약 주당 공모가격이 6,200원에 결정된다면 시가총액은 약 2,186억이되고 7,600원에 결정된다면 시가총액은 약 2,680억 원이 됩니다. 17년 예상 순이익이 207억이기 때문에 PER은 하단이 10.5배이고, 상단이 13배 수준이군요.

물론 호텔신라와 같은 회사와 벨류에이션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호텔신라는 사전면세점 사업권을 가진 회사이거든요. 사후면세점은 등록제이기 때문에 진입장벽 측면에서는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소매 업체들의 벨류에이션이 PER 10배 내외에서 형성되어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벨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했지만, 사후면세점이 현재 속도로 앞으로도 늘어난다면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이고, PB상품 비중 하락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점은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해 보이는 부분입니다.


자금 사용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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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이번에 모집하는 자금을 통해서 우리나라에도 진출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내에도 거점별 점포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끝맺으며


사드 사태는 정치적 이슈입니다.
물론, 정치적 이슈기 때문에 약 2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 완화될 수도 있지만, 지금과 같이 어정쩡한 상황이 지속할 가능성도 분명 열어두어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사드의 수혜 주인 JTC가 상장된다는 것은 우리나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IPO 시장이 뜨겁기 때문에 관심 있으신 분은 조금 더 깊게 공부해 보시는 것도 의미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PS 1.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만약 투자하신다면 충분한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 
PS 2. 본문 자료들의 출처는 모두 전자공시사이트의 JTC 증권신고서에서 가져왔습니다.